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직원

 

팀원들에게 공유하는 한 파일을 업데이트하고 난 후에 한 팀원이 굉장히 감정적인 어투의 메시지를 여러 개 보내놨다. 자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제발 그만 좀 해라 자신은 할 만큼 다했는데 프로그램이 이상한 거 아니냐 이건 내 문제가 아니라면서 공격적으로 써놨다. 불만이 가득한 내용과 따지는 듯한 불량한 어투를 보니 나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내가 좀 전에 업데이트한 파일에서 자신이 한 일이 클라이언트의 요구조건에 맞지 않아 표시를 해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다. 단지 프로젝트를 모니터링하다가 하나가 기준치에 계속 맞지 않아서 표시가 되어있던 것뿐인데 그것을 자신에게 하는 비난이라고 받아들여서 이렇게 자신에게 그만 좀 하라는 식의 메시지를 감정적으로 여러 개 보내놓다니 놀라웠다. 그 팀원은 자신이 한 일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마음이 들었겠지만 그 팀원이 어떻게 느꼈든 표시 하나에 비해 과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됐든 그 팀원의 얘기를 들어주고 차분히 설명해서 이해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그 팀원은 그 문제에 대한 대화가 끝날 때까지 감정적인 상태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 문제가 마무리되고 나니 이 팀원은 이번에는 나한테 말을 바꿨다고 따져 들었다. 자신이 잘못 이해해 놓고 나보고 말을 바꿨다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나는 퇴근시간을 1시간 넘겨가며 그 팀원을 이해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런데도 그 팀원은 또 이해를 한 건지 안 한 건지 끝까지 내가 말을 바꾼 거라면서 자기 말이 맞다고 하고 가버렸다.

 

 

 그 팀원은 평소에도 뭔가 문제가 있으면 뭐가 문제고 자신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문제에 대해서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고 불평불만하듯이 얘기하곤 했다. 여러 번 명확하게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타일렀는데도 불과하고 개선의 여지없이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건 그냥 그 사람 본질에 대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을 바꿀 수는 없으니 적절한 대응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사람이 나라는 점이 큰 단점이다. 일을 하다 보면이런 경우를 생각보다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런 일을 겪으면서 내가 생각한 것은 사람은 압박감을 느끼면 감정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사회생활을 할 때에는 어떤 경우에서도 감정적인 대응을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면접을 볼 때 압박감을 느끼면 어떻게 하는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지 물어보는 것 같다. 이건 사회생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순간 화가 날 수도 있고 속으로 욕할 수도 있지만 그걸 밖으로 분출하는 순간 본인의 흠이다. 그래서 지혜롭게 화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르게 말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감정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침착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특히나 업무에 관련된 소통을 할 때에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해야 한다. 이건 팀장이 팀원에게 하던 팀원이 팀장에게 하던 마찬가지다. 그 팀원도 자기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 결과가 기준에 못 미친다고 되어있으니 억울한 심정이었을 것이고 자신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니 답답했을 수도 있다. 설령 그렇다한들 감정적인 대응은 좋지 않았다. 대신에 예를 들어 파일을 확인해 보니 자신이 한 일에 이렇게 표시가 되어있었다 그런데 자신은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다 해봤는데 이렇게 밖에 안 됐다 혹시 어떻게 하면 기준치에 달성할 수 있는지 피드백을 주시거나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는지 물어봤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결국 회사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 일을 할 수밖에 없는데 개인 차원에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도록 노력하고 회사 차원에서도 이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 차원의 노력을 위해서 회사 차원에서의 적절한 지원이 결국 업무 성과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내 매니저한테 보고하고 싶었으나 이 매니저도 별로 직원들에 대해 서포티브한 사람이 아니라 말을 해도 별 소용이 없을 게 뻔해서 이번까지는. 하지만 다음에 한 번만 더 이런 유사한 일이 발생하면 바로 보고할 것이다. 보고한 들 딱히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이렇게 내가 고난을 겪고 있다는 걸 알릴 필요는 있다. 이미 그 팀원이 보낸 메시지는 다 캡쳐해놓고 보고할 메일도 다 써서 임시저장해 놨다.